
빨래를 꺼냈는데 검은 찌꺼기가 옷에 묻어 있던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시죠? 저도 통돌이 세탁기를 쓰면서 먼지통을 매번 비워도 계속 검은 때가 떠다니는 게 너무 스트레스였습니다. 과탄산소다만 넣고 통세척을 돌려봐도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되더군요. 결국 청소 업체를 불렀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정말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게 됐고, 실제로 분해 청소를 시도해 봤습니다.
과탄산소다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일반적으로 세탁기 청소라고 하면 과탄산소다를 넣고 통세척 코스를 돌리는 걸 떠올립니다. 과탄산소다는 과탄산나트륨(Sodium Percarbonate)이라는 화학명을 가진 물질로, 뜨거운 물과 만나면 산소 기포를 발생시켜 오염물을 표면에서 들어 올리는 작용을 합니다. 쉽게 말해 때를 '불려서' 떠오르게 만드는 원리입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저도 처음엔 이 방법만 믿고 했는데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물병을 세제로만 헹군다고 깨끗해지지 않듯이, 세탁조 안쪽에 눌어붙은 때는 물리적으로 문질러야 제거됩니다. 과탄산소다는 표면의 때를 불리는 역할만 할 뿐, 세탁조 뒷면이나 바닥판에 단단히 붙은 곰팡이와 물때까지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합니다.
실제로 청소 업체를 불러봤을 때도, 작업자분이 세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탁조 내부를 분해해서 직접 브러시로 긁어내야 비로소 깨끗해진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출장 비용을 아끼고 싶어서 직접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여자 혼자서도 할 수 있을지 걱정됐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군요.
통돌이 세탁기 분해 청소 실전 과정
준비물은 간단합니다. 십자드라이버, 송곳니나 일자 드라이버, 긴 솔(롱브러시), 과탄산소다만 있으면 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인터넷에서는 복잡하게 설명하는 곳도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여자 혼자서도 충분히 가능한 수준입니다.
먼저 세탁기에 온수를 가득 채우고, 과탄산소다를 뜨거운 물에 미리 녹여서 투입합니다. 이때 산소 기포가 많이 발생하니까 환기는 필수입니다. 저는 고무장갑과 마스크를 꼭 착용했습니다. 30분 정도 불려두면 때가 어느 정도 불어납니다.
다음 단계는 상판 분해입니다. 앞면 조작부 양옆에 플라스틱 마개를 빼고, 뒷면 나사 두 개를 풀면 상판이 들립니다. 저는 등산 스틱을 세워서 상판을 받쳐뒀는데, 이렇게 하니까 청소하기 훨씬 편하더군요. 상판 안쪽 플라스틱 커버에 나사 5개를 풀어서 커버를 분리합니다.
커버를 열면 그동안 못 봤던 세탁조 뒷면이 보입니다. 여기에 롱브러시를 넣어서 과탄산소다 녹인 물로 문질러줍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게 진짜 핵심입니다. 솔로 직접 긁어내지 않으면 찌든 때는 절대 안 떨어집니다. 커버도 분리한 김에 싱크대에서 깨끗이 씻어줍니다.
청소가 끝나면 탈수를 돌려서 떨어진 찌꺼기를 배출시킵니다. 그리고 바닥판 청소에 들어갑니다. 세탁조 중앙 바닥에 있는 캡을 송곳이나 드라이버로 들어 올려서 바닥판을 분리합니다. 이 부분이 제일 더러운데요, 곰팡이와 물때가 정말 심각한 수준입니다. 저는 화장실로 가져가서 샤워기로 물을 뿌리면서 솔과 수세미, 칫솔로 꼼꼼히 문질렀습니다.
바닥판 아래 스파이더(세탁판을 지지하는 부품)는 대형 공구가 필요해서 분해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과탄산소다 녹인 물로 불린 후 솔로 최대한 문질러줬습니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효과적입니다.
청소 후 달라진 점과 유지 관리
청소를 마치고 나서 깨끗한 물로 여러 번 헹굼과 탈수를 반복했습니다. 물이 맑아질 때까지 계속 돌렸는데요, 마지막으로 통세척 코스를 한 번 더 돌려서 마무리했습니다. 세탁판과 거름망, 세제통을 다시 조립하고 나니까 정말 새 세탁기 같았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빨래를 하고 나서 쉰내가 거의 안 나더군요. 그동안 얼마나 더러운 세탁기에서 빨래를 했는지 실감했습니다. 검은 찌꺼기도 더 이상 망에 걸리지 않아서 정말 속이 시원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세탁기 내부는 평균적으로 변기보다 세균 수가 많다고 합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정기적인 청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저는 이제 3개월에 한 번씩 이 방식으로 청소할 계획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애초에 제조사가 소비자가 쉽게 청소할 수 있게 설계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분해 청소가 어렵지 않다고는 해도,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청소 출장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더럽게 계속 쓰는 분들도 많을 텐데, 이런 부분을 개선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통돌이 세탁기 청소는 과탄산소다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분해해서 직접 솔로 문질러야 비로소 깨끗해집니다. 여자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으니, 청소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한번 도전해 보시길 권합니다. 세탁기가 깨끗해지니까 빨래 냄새도 확실히 달라지더군요.